춘천의 옛 도심인 약사동과 소양로 등은 아직도 1970∼1980년대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도심 도로에서 한발짝 들어서면 아직도 미로와도 같은 좁은 골목길과 계단, 노후 단독주택 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옛 도심의 주거지역을 재정비하는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춘천시가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한 약사 및 소양지구 일대가 재개발되면 약 2000가구 아파트타운이 새로 형성된다.
▣ 활력 찾는 춘천 도심, 약사 소양로
일대 정비사업 속속 진행
주거와 문화, 경제의 중심이었던
원도심은 외곽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쇠퇴를 보이곤 한다. 특히 중소도시의 경우 신도심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도심공동화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들은 원도심 개발과 정비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강원도 제1의 도시로 통하는 춘천
역시 원도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비롯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이르기까지 각종 사업들이 속속 추진중이다.
▣ 약사∙소양 일대에 2000가구 신흥주거지 조성
약사지구는 2008년 8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고 그 중 약사촉진3·4·5구역이 2010년 11월 정비구역으로 확정돼 사업이 추진중이다. 가장 먼저 약사5구역을 재개발한 ‘모아엘가’ 아파트가 2021년 9월
준공될 계획이다. 뒤를 이어 약사3구역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내달 873가구(일반분양 66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8, 9구역은 공공기관 주도의 도시개발 방식으로 추진되며 8구역은 아파트 건립, 9구역은 도심지 정비후 공원화하는 사업이다. 4구역은 주민 간의 갈등으로 8월 해제됐다.
2002년 2월 최초 조합 설립이 인가된 소양2구역 재건축은 올해 4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 행정과 금융, 상업의 중심지로 개발중인
춘천 원도심 생활권
주거지역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원도심생활권은 행정•금융•상업 도 특화해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춘천시가 발표한 ‘2030년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춘천시 전역을 동•서•남•북 생활권 및 원도심생활권, 신도심생활권으로 구분, 특히 원도심생활권을 신청사 건축과 캠프페이지 및 역세권 개발등 균형개발을 위한 전약사업 육성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대형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춘천 도심 인근에 위치한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터에 시민복합공원 조성된다.
대규모 미세먼지 차단 숲을 비롯해 갤러리, 박물관, 다목적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수년간 표류해온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프로젝트도 레고랜드를 운영하는 영국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사업비 투자를 결정하면서 시동을 걸고 있다.
▣ ‘새 아파트 효과’ 춘천에서도 통할까?
원도심은 학교, 도로망, 대중교통, 편의시설 등의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수요자들이 거주하는데
편리한 주거지로 꼽힌다. 다만 노후화된 단지가 많은 것이 단점이었지만 도시재생사업 등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다시 이들 지역이 주목받으면서 새아파트 전성시대가 도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기존 낙후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연제구 연산동 일대에 지난 2014년부터 정비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약 5641가구의 아파트
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집값 상승도 이때부터 대폭 증가했다.
2014년 연제구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2억5526만원에서 2016년 1월 3억627만원으로 2년만에 약 5100여
만원이 올랐으며, 지난해에는 3억5011만원으로 4만에 약 1억원이
올랐다.
이처럼 원도심 개발에 따른 자산가치 사례가 증명되면서 춘천 원도심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춘천지역은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은 지역 중 한 곳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 곳이다. 춘천시 전체 아파트 중 완공 후 20년
이상이 지난 노후 아파트는 전체의 절반가량인 52%를 차지한다. 10년
이상 노후 아파트 비중으로 보면 78%에 달한다. 특히 원도심
지역은 새 아파트 공급이 근래 없었던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은 편이다.
춘천의 온의동 L 공인중개사는
“춘천 원도심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상당한 가치를 지닌 주거타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지천을 사이에 둔 온의동과 함께 춘천의 중심 주거지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춘천 원도심 개발의 경우 부진한 사업 속도와 경기 침체로 인해 10년 이상 사업이 지연돼 왔기에 ‘앞으로 잘 진행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춘천 약사동 일대가 재정비를 통해 춘천의 ‘중심’이라는 명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